나의 기도
늦게야 님을 사랑했나이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내 안에 님이 계시거늘
나는 밖에서,
나 밖에서 님을 찾아
당신의 아리따운 피조물 속으로
더러운 몸을 쑤셔 넣었사오니!
님은 나와 같이 계시건만
나는 님과 같이 아니 있었나이다.
당신 안에 있잖으면 존재조차 없을 것들이
이 몸을 붙들고 님에게 멀리했나이다.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시고
비추시고 밝히시사 눈멀음을 쫒으시니,
향내음 풍기실 제
나는 맡고 님 그리며,
님 한번 맛본 뒤로 기갈 더욱 느끼옵고,
님이 한번 만지시매
위 없는 기쁨에 마음이 살라지나이다.
(고백록 10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