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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도

염경수 2017. 5. 18. 13:16



      나의 기도 늦게야 님을 사랑했나이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내 안에 님이 계시거늘 나는 밖에서, 나 밖에서 님을 찾아 당신의 아리따운 피조물 속으로 더러운 몸을 쑤셔 넣었사오니! 님은 나와 같이 계시건만 나는 님과 같이 아니 있었나이다. 당신 안에 있잖으면 존재조차 없을 것들이 이 몸을 붙들고 님에게 멀리했나이다.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시고 비추시고 밝히시사 눈멀음을 쫒으시니, 향내음 풍기실 제 나는 맡고 님 그리며, 님 한번 맛본 뒤로 기갈 더욱 느끼옵고, 님이 한번 만지시매 위 없는 기쁨에 마음이 살라지나이다. (고백록 10권 중에서)



출처 : 종소리울리네
글쓴이 : 비비안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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