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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7일 오후 09:12

염경수 2017. 10. 7. 21:14

???☕특별한 제자☕???

글렌은 ‘난독증’ 이라고 불리는 시신경 장애 환자였습니다.
난독증에 걸린 아이들은 단어들을 빨리 습득하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단어를 배운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난독증 환자는 단어를 하나의 형태로 파악할 뿐 낱개의 글자들이
합쳐진 것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글자를 뒤집어서
쓰거나 거꾸로 쓰곤 합니다.
심지어 글자를 쓸 때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과 똑같은 순서로
배열하지도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1학년 담임선생은 그에게 학습 지진아라는
딱지를 붙였고 자신의 판단을 생활기록부에 고스란히 적어
2학년 담임에게 넘겼기 때문에 2학년 담임선생은 글렌에 대해
결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2학년이 된 그는 복잡한 계산들의 나열을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완전히 학교 수업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 결과 차츰 말을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쉬운 숫자 계산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글자까지도 엉터리로
나열하였음으로 그는 완전히 구제불능인 아이로 취급받았습니다.
그는 수업시간마다 담임선생의 눈에 띄지 않는 맨 뒷자리에 앉았고
지목을 받으면 우물거리면서 “저 자-자-잘 모-모-모르겠어요.”하고
더듬었습니다.
그렇게 내 운명은 움직일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3학년 담임선생은 그가 말을 할 줄도, 글을 쓰거나 읽을 줄도,
또 숫자 계산을 할 줄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그는 설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수업을 빼먹기 위해 꾀병을 부렸고 결석이나
조퇴를 할 그럴 듯한 이유들을 찾아내는데 온 신경을 다 빼앗겼습니다.

5학년에 올라갈 무렵에는 그는 여교사인 하디 선생님을
담임선생으로 맞게 되었습니다.
키가 180센티미터에 이르는 하디 선생님이 그 앞에서 양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습니다.
"이 아인 학습 지진아가 아녜요. 이 아인 다만 보통 아이들과
좀 다를 뿐이죠." 그리고는 이어서 말씀했습니다.

"내가 네 엄마와 얘길 해봤다.
네 엄마가 너에게 단어를 읽어주면 넌 그것을 거의 사진과 같이
기억한다고 하더구나.

넌 다만 단어와 글자들을 순서대로 써 보라고 하면 그것을
잘 못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소리내어 읽는 데도 문제를 느끼는 듯하다.
따라서 내가 너에게 책읽기를 시킬 때는 하루 전날 말해 주겠다.
넌 기억력이 뛰어나니까 전부 암기해 와라. 그러면 우린 다른
아이들 앞에서 멋지게 연극을 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네 엄마는 네가 어떤 걸 한번 보면 대단히 깊은
이해력을 갖고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하더구나.
다만 그것을 한 글자씩 읽거나 그것에 대해 문장을 쓰라고 하면
넌 글자와 단어들 사이를 헤 매느라 의미를 잃는 듯하다.
앞으로는 내가 다른 아이들에게 읽기와 쓰기 문제를 내면 넌 그걸
집으로 가져가서 편안한 마음으로 해라.
그렇게 하면 심리적인 압박을 덜 받으니까 훨씬 잘 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다음 날 내게 가져오면 된다."
하디 선생님은 또 말씀하셨습니다.

"난 네가 생각을 표현하는 걸 주저하고 겁먹는다는 걸 안다.
하지만 한 인간이 갖고 있는 생각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의미가 있다고 난 믿는다.
그리스의 유명한 웅변가 데모스테네스라는 사람에게 큰 효과를
가져다 준 방법이 있다.
너도 할 수 있을 거다.
데모스테네스는 혀가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병에 걸렸었지.
그래서 그는 혀를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입안에
돌멩이를 물고 다녔지.
그리고는 마침내 최고의 웅변가가 될 수 있었어.
내가 여기 구슬 몇 개를 가져왔다.
이제부터 내가 네 이름을 부르면 넌 먼저 구슬을 입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내가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해라."

하디 선생님이 보여 준 그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이해심에
그는 크게 감명을 받아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마침내 내 혀를
다스릴 수 있게 되었으며 얼마 후에는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6학년이 되자 다행이도 하디 선생님이 또다시 담임선생이
되었으므로 만 2년에 걸친 벅찬 기회를 가졌습니다.

졸업 후 이삼십 년 동안 그는 하디 선생님과 계속 소식을
주고받았는데 그 몇 해 전 하디 선생님은 말기 암에
걸리셨기 때문에 하디 선생님의 특별한 제자이었음으로
병상에 누워 계시는 선생님이 얼마나 외로우실까 생각하며
당장 비행기 표를 사들고 일천 마일의 그 먼 거리를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7백 명도 넘는 선생님의 특별한 제자들이 병실 앞에
줄을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 중에는 미국 상원의원 3명, 주 의회의원 12명,
그리고 기업체와 회사 간부 및 대표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습니다.

더욱 흥미 있는 사실은 그 특별한 제자 중 4분의 3이 5학년 때까지
수업진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학습 지진아나 저능아,
무의미한 인간, 운명에 맡겨진 아이로 스스로를 믿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디 선생님을 만남으로써 그들은 능력 있고
중요한 인간이며 노력한다면 스스로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뛰어난 사람이란 것을 믿게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출처 : H.스티븐 글렌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