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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사랑은 찰떡궁합?☕

염경수 2017. 10. 9. 12:43

???☕술과 사랑은 찰떡궁합?☕???
서양 속담에 의하면 술 한 잔은 건강에 좋고, 두 잔은 사랑에 좋고, 세 잔은 수면에 좋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상황이 급변한다. 넉 잔을 마시면 과격해지고, 다섯 잔을 마시면 괜히 소란을 피우고, 여섯 잔을 마시면 만취 상태가 되어 비틀거린다. 또 일곱 잔을 마시면 괜히 시비를 걸다 얻어터지고, 여덟 잔을 마시면 사사건건 경찰을 부르고, 아홉 잔을 마시면 이유 없는 분노를 느끼고, 열 잔을 마시면 광기에 빠진다.

서양인들은 술에 너무 인색하다. 아니 이성적이다. 술은 딱 석 잔까지만 좋다니 하는 말이다. 특히 사랑하기에는 술은 두 잔이면 충분하다니 말이 안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화도 제대로 읽지 않는 모양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만취해서 의도하지 않은 자식을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테네의 왕 아우게이아스가 바로 그 사람이다. 우리 주변에는 만취해서 집에 들어갔다가 아내와 관계하여 실수로 아이를 낳았다며 무용담을 자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는 아들이 없었다. 그는 델피의 아폴론 신탁소를 찾아 그 이유를 물었다. 신탁이 대답했다. “아테네로 가기 전에 포도주 부대의 주둥이를 풀지 마라!” 술을 절대로 먹지 말라는 말이다. 아이게우스는 귀향길에 트로이젠에 들렀다. 그곳은 현자 피테우스의 나라였다. 피테우스 왕은 근방에서 현인으로 유명했다. 그는 그에게 아리송한 신탁의 의미를 물었다. 피테우스는 그 뜻을 즉시 간파했지만 알려주지는 않고 대신 그날 밤 아이게우스를 취하게 한 뒤 딸 아이트라와 동침하게 만들었다.

이튿날 아침 아이게우스는 자기 옆에 아이트라가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는 곧 상황을 짐작하고 아이트라를 깨워 커다란 바위가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바위를 들어 한쪽으로 치운 다음 그 밑에 구덩이를 파고 칼 한 자루와 신발 한 켤레를 넣고 다시 바위를 제자리에 놓은 다음 말했다. “당신은 아들을 낳을 것이오. 그 아이가 성인이 되어 이 바위를 들어올릴 만큼 크거든 이 신표를 들려 내게 보내시오! 나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요!” 아이게우스는 아이트라에게 이렇게 당부하고 서둘러 길을 떠났다.열 달이 흘러 아이트라가 아들을 낳자 이름을 테세우스라고 지었다.

오이디푸스도 아버지 라이오스가 술에 취해 낳은 자식이다. 테베의 왕 라이오스와 왕비 이오카스테는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델포이 신탁을 물었다. 그러자 실로 어처구니없고 소름끼치는 신탁이 내려진다. 아들을 낳겠지만 자라서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취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날부터 라이오스는 부인과의 잠자리를 피했다. 그러나 인간의 의지로는 신탁을 모면하기란 어려운 일일까. 라이오스는 어느 날 술을 먹고 자제력을 잃어 아내와 동침했다. 마침내 열 달 뒤 아들이 태어났다. 역시 그놈의 술이 문제다.

이제 신탁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아이를 없애는 방법밖에 없었다. 라이오스는 차마 자신의 손으로 자식을 죽일 수 없었다. 고심 끝에 그는 양치기를 시켜 아이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발목에 구멍을 뚫고 가죽 끈으로 단단히 묶어 키타이론 산의 나무에 걸어 두도록 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코린토스의 양치기가 아이를 발견하고 코린토스로 데려갔다.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에게는 마침 자식이 없었다. 결국 코린토스의 왕자로 장성한 오이디푸스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친아버지 라이오스를 살해하고 곧 어머니 이오카스테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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